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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정폭력 피해자의 덤덤한 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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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버지 잘 가셨소. 내 나이 33, 아버지가 술에 취해 날 기둥에 묶어놓고
몽둥이로 때려도, 야구방망이로 때려도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 생각한 적 없소
부사관 되라 해서 부사관 됐건만 월급의 얼마 입금해라, 얼마 니 이름으로
대출 받아서 보내라 해도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 생각한 적 없소.
그러던 어느 날 폐암으로 입원하셨을 때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 생각한 적 없소.
수술을 위해 들어간 수술실에서 10분만에 나와 이미 늦었구나 생각할 때도
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 생각한 적 없소.
그렇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,
10년 가까이 흐른 지금에서야 난 아내도 있고, 집도 있고, 강아지도 있고,
이제 만져본 적도 없는 억에 가까운 수천의 빚도 없고, 아버지도 없소.
죽었으면 좋겠다 생각한 적은 없지만 잘 가셨소.
다음 생엔 부디 내 자식으로 태어나시오.
사랑이란 게 무언지 가르쳐드리고 싶소.

---- 집은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다. 먹고 자고 떠들고 머무는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, 함께 먹고 자고 떠드는 사람들이 있어야 비로소 정의 내릴 수 있는 어떤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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