고전명언
죄를 범하면 "악" 한가? 아니다 "정의" 롭지 않을뿐
페이지 정보
작성자
본문
죄를 짓는 순간, 인간은 “악(惡)의 화신”으로 변모하는가―아니라, “정의(正義)의 결핍”으로 기울어질 뿐이라는 이 문장은, 악을 실체가 아니라 \*\*결여(缺如)\*\*로 바라보는 고전적 관점을 함축합니다.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설파한 \*“악은 선의 부재(privation of good)”\*라는 사유를 떠올리시면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.
1. **“악”이라는 실재(實在)를 부정합니다.**
악이란 독자적 본질을 지닌 실체라기보다, 마땅히 있어야 할 정의‧선‧질서가 빠져나간 “공백”이라는 뜻입니다. 어둠이 빛의 부재이듯, 악도 정의의 부재로 설명됩니다.
2. **행위자에 대한 규정이 달라집니다.**
“악하다”고 단정하면 사람 자체가 부정적으로 낙인찍힙니다. 반면 “정의롭지 않다”는 표현은, 그 순간의 행위와 상태를 지적할 뿐 인간 전체를 절대적 추락으로 몰아붙이지 않습니다.
* *악하다*: 본성적, 영구적 규정의 뉘앙스
* *정의롭지 않다*: 일시적, 교정 가능한 결핍의 뉘앙스
3. **윤리적 처방도 달라집니다.**
악을 물리치려면 싸워 파멸시켜야 하지만, 정의의 결핍은 **채움과 회복**으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. 따라서 이 관점은 응보(應報)보다는 **교정과 회복적 정의**를 지향합니다.
4. **인간관에 투영된 메시지**
인간을 타락한 존재로만 보지 않고, 본래 선과 정의를 추구할 가능성을 지닌 **불완전한 존재**로 해석합니다. 죄는 그 가능성을 가린 그림자이며, 그림자는 빛이 돌아오면 거두어집니다.
요컨대, “악”이란 이름으로 타자를 절대 악마화하기보다, “정의롭지 않은 상태”라는 언어를 통해 **책임을 묻되 회복의 길을 열어 두자**는 담론입니다. 죄는 규탄하되, 인간 자체를 폐기하지 않는―그러한 사려 깊은 윤리적 시선을 담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.
---- 집은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다. 먹고 자고 떠들고 머무는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, 함께 먹고 자고 떠드는 사람들이 있어야 비로소 정의 내릴 수 있는 어떤 것이다.
댓글목록
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.